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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혼란 부추기는 수능등급제 고쳐야 |
2007/12/12 ::140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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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능시험 등급제의 문제점이 현실로 드러났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수능 성적을 예정보다 닷새 앞당겨 지난 7일 발표했지만 수험생 3명에 1명꼴로 총점은 높은 데 되레 낮은 등급을 받는 등 우려했던 모순이 드러나면서 고3교실이 큰 혼란에 빠진 것이다. 어느 이과 학생은 전 과목 만점을 받고 수학만 3점짜리 한 문제를 틀렸는데도 수학 2등급에 다른 과목 1등급으로 입학 전형 때 불이익을 보는 게 현실이다. 과목별로 등급 간 구분점수에서 ‘턱걸이’를 해도 모든 과목에서 골고루 1등급이 되기만 하면 한 과목 2등급에 나머지 과목에서 최고점수로 1등급인 학생보다 유리한 것이다.
합리성이 결여된 불공정 게임이다. 게다가 문제마저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별로 없다 보니 ‘등급은 실력이 아니라 운’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면서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대학들도 등급으로만 표기된 수능 성적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전에는 1점 차이가 1점의 학력 차로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1점 차이로 등급이 바뀌면 15∼20점 차이로 인정받게 되는 심각한 왜곡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만 명의 학생이 같은 등급이라는 이유로 마치 똑같은 학력을 보유한 것처럼 평가되는 등급제의 모순은 불공정 논란과 함께 학력의 하향평준화를 부채질하는 셈이다.
당초 정부가 수능 등급제를 도입한 것은 입시를 내신 위주로 만들겠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대학들은 현실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고교 간 학력차를 무시한 내신성적 반영에 소극적인 곳이 많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논술에 올인하고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엉터리’ 등급제 수능시험의 폐해를 시정해야 한다. 신뢰받지 못하는 등급제 국가시험으로는 입시제의 폐해는 물론 높은 사교육비 부담도 해소할 수 없다. 지식 산업 시대에 맞는 21세기 인재양성을 위해서는 학생선발권 등 대학자율화 정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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