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고려 검정고시 학원

[논술] 현실에 대한 관심·문제의식을 가져라

2005/08/22 ::37904

"주변 일을 내 일처럼 고민하는 자세 필요
최근엔 요약 중요… 기출문제로 연습해야"

논술 수업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오해하는 게 있다. 논술을 잘하려면 많이 알아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물론 많이 아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 둬야 할 것은 많이 안다고 해서 논술 시험을 잘 보는 건 절대 아니라는 것! 오히려 아는 게 병이라는 격언이 꼭 들어맞는 상황을 적지 않게 보았다. 어설프게 많이 아는 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는 것이다.

논술 시험은 기본적으로 지식이 아니라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시험이다. 그런데도 스스로 자기 생각을 묻지 않고 자신이 배운 지식만 옮겨놓으려 해서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겠는가? 지식과 사고력의 차이는 문제 의식의 유무로부터 비롯된다. 문제 의식이 빠져 있는 지식은 아무리 지당한 말씀이라도 지식일 뿐 사고력이 아니다. 문제 의식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어떤 아픔을 느끼는 것이다.

논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려면 문제 의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자신이 다루는 문제가 한국 사회나 현대 사회, 인간 현실이라는 맥락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를 깊이 있게 따져 보아야 하는 것이다. 제시문을 깊이 있게 읽어 내기 위해서도 이런 문제 의식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을 훼방 놓는 잘못된 것들이 많다. 이런 것들이 자신과는 무관한 문제라고 방관할 게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바꾸어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감정의 울림이 배여 있어야 한다.

대입 논술 문제에는 대개 제시문들이 붙어 있다. 달랑 하나의 글만 제시되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2~4개의 글이 제시되어 있다. 이렇게 제시문을 주는 이유는 독해력을 평가하기 위해서이다. 이 점이 우리 나라 대입 논술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그러므로 논술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자신이 제시문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요령 있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채점자가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수험생의 독해력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논술 문제를 보면 제시문에서 어떤 쟁점이나 문제 상황을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수험생의 견해를 논의할 것을 요구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 때 제시문에서 어떤 쟁점이나 문제 상황을 발견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독해력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를 띠고 있다. 그렇다면 독해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독해를 할 때에는 우선 그 논지를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논지를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각 문단별로 소주제를 찾아 정리하고, 그 다음에 문단간의 관계와 글 전체의 구조를 파악한다. 이렇게 하면 글 전체의 중심 문단이 어디에 있는지 눈에 들어 올 것이다. 논지는 이 중심 문단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정리하면 된다. 이렇게 논지를 찾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독해력이 향상될 수 있다.

이렇게 논지를 찾은 다음에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인 것인지, ‘나’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쓴 글이라고 해도, 어차피 사람이 쓴 글인 이상 배울 것도 있지만 문제점도 있게 마련이다. 글쓴이의 생각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의견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의견이 잘못됐다고 기분 나빠 하기만 해서는 논술이 되지 않는다. 비판을 하기 위해서는 의견이 아니라 논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최근 대입 논술에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요약이다. 독해력을 보다 직접 평가하겠다고 하는 의도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요약을 잘하려면 독해 연습을 하면서 요약 연습을 함께 하는 수밖에 없다. 논술 기출 문제를 풀면서 요약 연습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수능 공부를 하면서 언어 독해 지문을 요약하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요약은 글쓴이가 전달하려고 하는 중요한 생각들을 모두 포함시키면서도 자기 스타일로 짧게 고쳐 쓰는 것이다.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서 짜깁기해서는 안 되고, 자기가 이해한 바에 맞추어 어휘나 문장 구조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버하는 것도 금물이다. 글쓴이의 생각에 충실하되 자신이 그 의미를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간략하게 간추린다는 기분으로 요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학천 박학천논술연구소 소장 )